체코 출신 감독이자 애니메이터, 인형 제작자인 얀 슈반크마예르는 독창적이고 초현실적인 연출을 통해 애니메이션 거장으로 인정받은 한편, 테리 길리엄과 퀘이 형제 등 후배 감독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 예술가다. 그는 1964년 첫 단편[마지막 속임수 The Last Trick]를 만든 이래 2018년 [벌레 Insect]까지 34편의 장·단편을 작업했다. 이 다큐멘터리는 [벌레]를 연출한 뒤 기획된 것으로, 그의 오랜 동료들과 예술적 동반자인 부인의 인터뷰, 그리고 대표작 [앨리스 Alice](1988)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의 자료 화면을 활용해 완성되었다. 유쾌하면서도 시적이며, 체코식 유머가 깃든 그의 진솔한 모습은 한 예술가의 초상을 보여주는 데 부족함이 없다.